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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꿈 기록 3 : 지구 안 또다른 세계 또다른 도시

by 박또니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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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꿨던 꿈 내용이다.

 

나는 아주 크고 넓으며 높은 빌딩 안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듯 도망치고 있었다. 꿈에서는 쫓기는 이유를 알고 있었으나 꿈에서 깨어나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그 빌딩 제일 높은 곳에서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한 출구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이 빌딩 안은 하나의 사회 같아 보였다. 마치 설국열차가 꼬리칸과 머리칸으로 나눠져 있듯이 이곳은 낮은 곳보다는 높은 곳으로 갈수록, 왼쪽 구역보다는 오른쪽 구역이 고급스러웠고 사회적 지위도 높아 보였다.

 

그렇게 도망치다 보니 더 이상 높이 갈 곳도 더이상 오른쪽으로 갈곳도 없는 최상단 최우측에 다다르자, 그동안 내가 지나온 상가들과는 다르게 고급스러운 대리석이 온 벽면을 가득 채운 공간이 나왔다. 천장에는 고급스러운 샹들리가 빛나고 있었고 복층 구조로 되어 있는 건너편에는 돈 많은 사람들만 갈 수 있는 병원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왼쪽 구석에 드디어 이 곳을 벗어날 수 있는 작은 엘리베이터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병원문 앞에는 난간 하나가 있는데 거기에 어떤 소녀가 환자복을 입고 기대고 있었다. 그곳에 헐레벌떡 도착한 나는 그 소녀와 눈이 마주치게 되었는데 그 소녀는 나를 향해 혀를 살짝 내밀며 약 올리듯 메롱 거리며 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왜 그리 그 소녀에게 화가 나는지, 나는 그 소녀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힘껏 내밀어 보였고 바로 아래쪽 구석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뛰어내려갔다.

 

 

 

 

 

 

엘리베이터의 생김새는 조금 독특했다. 문은 위아래로 되어 있는데 반쯤 열려있었고, 한 사람이 타고 앉을 정도록 작았으며 그 안은 가죽 의자로 세팅되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독특한 것이 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동전 투입구 같이 생긴 곳에 750원을 투입해야 했다. 700원도 아니고 750원이라니... 나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 일단 열러진 문틈으로 들어가서 누군가 아래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눌러주기만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열려있는 틈새가 넓지 못해서 그런지 얼굴을 집어 넣기가 힘들었는데 그 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는 고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도 아직 얼굴을 다 집어넣기도 전이었는데 다행히도 건물과 엘리베이터 사이에 틈이 있어서 그런지 얼굴은 무사할 수 있었다. 얼굴을 완전히 집어넣고 이제서야 밖을 바라보니 건물을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었고, 그러다 보니 내려가면서 건물 내부를 모두 볼 수 있었다. 어떤 층은 회사 같았고, 어떤 층은 치과 같았다. 또 어떤 층에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대충 밖을 구경한 뒤 이렇게 앉아있다 보면 1층에 다다르겠지 했는데 아무리 내려가도 엘리베이터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가 어디쯤인가 다시 밖을 살펴봤는데 순간 눈 앞이 깜깜해졌다. 마치 지하로 내려가듯 눈앞엔 깜깜한 벽만 보였고 여기가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시야가 넓어지면서 밖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순간 무중력 상태가 된 듯 내 몸은 가벼워지고 숨이 턱 하고 막히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진공상태가 된 것처럼.

  

그러던 중에도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모습은 굉장했다. 엄청나게 높은 건물이 끝도 없이 많은 도시였는데 밤인지 어두 었고 오직 건물들은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이곳은 어디지? 지구 반대편일까? 아니면 지구 안에 또 다른 지하세계 일까?" 처음 보는 광경에 이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고 그저 굉장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많은 의문을 남겨두고 더 이상 숨이 막혀 숨을 쉴 수 없게 되자 꿈에서 깨어났다. 그곳은 어디었을까?

 

 

 

 

 

 

 

찾아보니 꿈에서 숨이 막히는 경우는 수면 중 무호흡을 경험했을 때가 많다고 한다. 수면 중 무호흡이라니... 혹여 내가 잘 때 코를 고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꿈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분명 지구 내부는 지각, 맨틀, 핵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꿈의 상상력이라는 게 이런 과학적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 말이다. 꿈에서 깨어나서 생각해봤다. 그 꿈이 무엇이었을까? 왜 숨이 턱 막혀왔던걸까? 라며 꿈을 곱씹어봤는데 반쯤 열려있던 엘리베이터는 동전을 넣어야 작동을 하는 것이었고, 엘리베이터를 내가 작동시킨 것이 아니니 문 사이로 유리가 올라와 마치 우주선처럼 밖에 산소가 없더라도 안에 있는 사람을 지켜주는 기능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해봤다. 하지만 나는 공짜로 타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능이 작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고.

 

만일 내가 꿈에서 내 행동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면 계속해서 그 꿈을 꾸며 그곳이 어디였을지 더 자세히 경험해볼 수 있었을 텐데 꿈에서 알아보기도 전에 깬 것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꿈을 다시 이어 꿔볼 수 있다면, 나만의 미랫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너무나 신기하고 매력적인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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