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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2019년 열두번째 책리뷰 : 앨리스 죽이기

by 박또니 2019.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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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코바야시 야스미 

#분야 : 소설

#출간 : 2015년

#평점 : 8.9점

 

 

이 책은 마치 잔혹동화와 같다. 영국의 아동 소설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설정과 인물 묘사를 그대로 차용하여 그로테스크한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만들어 냈다. 이야기는 꿈과 현실을 오가며 진행되는데 주인공 앨리스는 꿈속에서 살인범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뒤 동료인 도마뱀 빌과 함께 진범을 찾기 위한 추리를 시작하게 된다. 이야기 흐름은 1장은 꿈속 '이상한 나라'에서의 사건 발생, 2장은 현실 '지구'에서의 상황 파악, 3장은 다시 꿈속 '이상한 나라'에서의 범인 추적이라는 방식으로 '장'이 바뀔 때마다 꿈과 현실도 바뀌고 있다. 총 24장까지 진행되는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에 책을 결말이 궁금해서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영상 출처 : 유튜브 『책 끝을 접다』

 

 

앨리스 죽이기 줄거리

모든 사건은 '이상한 나라'에서 시작되었다. 꿈속인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는 도마뱀 빌과 논리 없는 대화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빌은 "있지 앨리스, 우리 암호를 정해두자. 아군과 적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암호가 필요해! 내가 먼저 '스나크'는 이라고 물으면 너는 '부점이었다.' 라고 대답하면 돼!"라는 알 수 없는 암호를 앨리스에게 건넨다. 같은 시각 여왕의 성이 떠들썩하길래 앨리스와 빌이 가까이 가보니 정원에는 달걀 험프티 덤프티가 죽어있었다. 3월 토끼와 미치광이 모자 장수는 살인사건이라며 호들갑을 떨어댔고, 앨리스는 목격자인 흰토끼의 증언으로 인해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험프티 덤프티를 시작으로 이상한 나라에서 계속해서 살인이 발생하자 하트 여왕은 모자 장수를 이 사건의 정식 수사관으로 임명하고 범인을 찾게 했다. 그런데 모자 장수는 처음부터 앨리스를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결국 살인범으로 몰린 앨리스는 억울함을 호소했고 하트 여왕은 앨리스에게 일주일 내로 진범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앨리스의 목을 치겠다는 선포를 하게 된다.

 

한편, 꿈에서 깬 구리스가와 아리는 논문 실험을 위해 서둘러 대학 연구실로 뛰어갔다. 그런데 연구원 중 한 명이 연구실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당일 연구실 사용은 중단되었고, 연구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아리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실을 또 다시 예약하기 위해서는 3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었다. 제시간에 논문을 완성하려면 당장 연구를 시작해야 했다. 수소문 끝에 동기 이모리라면 실험실 예약일을 바꿔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에 아리는 이모리에게 달려가 부탁을 하게 되었는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이들은 서로가 같은 꿈을 꾸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꿈과 현실에서의 사건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된 뒤, 자신들이 각각 앨리스와 빌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역시 네가 엘리스였구나."

 

 

 

이모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스나크는."

순간 입이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대답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평온한 인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이모리는 확신에 찬 눈으로 아리를 보고 있었다.

아리는 각오를 굳혔다. "부점이었다."

세계가 확 바뀌었다.

 

- 엘리스 죽이기 2장 중에서 - 

 

 

'이상한 나라'에서 살해된 험프티 덤프티가 현실에서 추락한 연구원 오지 다마오인 것을 알게 된 이들은 꿈속에서의 자기 분신이 죽으면 현실에서도 그 분신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말이다. 그렇게 아리와 이모리는 현실과 꿈속에서 발생하고 있는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추리를 시작하게 된다.

 

이상한 나라와 지구의 인물도를 알고 나면 책을 이해하기가 쉽다.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게 있다. 초반 '이상한 나라'의 등장인물들이 알 수 없는 말장난을 늘어놓는 바람에 몰입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나 또한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지금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신 나간 대화들의 향연에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고,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온 신경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중반부로 갈수록 작가가 왜 이런 무리수를 써야 했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초반은 '이상한 나라'에서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상적인 세계를 '지구'라고 한다면, 꿈속 세계는 말 그대로 '이상한 나라'이다. 그러니 정상적인 현실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의 대화 내용을 100%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정신나간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심도 있게 이해하려 애쓰지 말고, 그 속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서만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알아?

불필요한 가정은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원리야.

즉, 어떤 일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이론을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야.

필요도 없는데 복잡한 가설을 검토하는 건

사고력의 낭비라는 의미지.

 

- 앨리스 죽이기 4장 중에서 -

 

 

 

다만, 이 소설은 잔인한 장면에 대한 묘사가 너무 극단적이라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고어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묘사하는 방식이 내 기준에는 너무 잔인하게 표현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 대한 피해 상황 묘사가 너무 세세하게 쓰여 있어 읽으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되었다. 뭐, 이런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성인에게는 상관이 없으나, 청소년이라면 이 책에 주의를 당부하고 싶다. 

 

이 책의 묘미는 결말로 치닫는 부분부터 시작된다. 끝으로 가면서 밝혀지는 진실에 나는 두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다시 이 책을 처음부터 읽어야 했다. 결말에 대한 흥분으로 가슴이 두근거려서 다시 읽고 싶어 졌다. 뒤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반전에 반전! 잔혹동화와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 말하고 싶다. 결말에 대해서 감탄 섞인 코멘트를 남기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그럼 이 책을 보게 될 독자들의 진정한 재미를 빼앗는 것과 같아 더 이상의 말은 아껴야겠다. 과연 앨리스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운 범인은 누구일까?! 앨리스와 함께 연쇄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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