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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51

눈이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가득차있었다. 올 겨울에는 이리 눈이 쌓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창문을 열고 눈쌓인 세상을 보며, 따듯한 장판위에서 나는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차가운 곶감을 꺼내 먹었다. 온 세상이 아름다워보인다. 먹이를 찾아 눈내린 세상을 날아다녔던 새도 잠시 우리집 화단에 머물러 쉬고 간다. 새들아, 더 내어줄테니 쉬었다 가거라. 2020. 2. 16.
내가 겪은 포교 활동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사람을 쉽게 믿는 순진한 사람에다 호기심도 많은 사람인 거 같다. 예전에 살던 동네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집으로 가는 길목에는 꼭 두 명씩 짝을 지어 포교 활동을 하는 각기 다른 종교인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때는 그들의 이야기가 신기해서 모두 다 대꾸해 주었다. 포교인 : 혹시 어머니의 하나님을 아세요? 나 : 우와! 하나님도 성별이 있어요? 그게뭐에요? 포교인 : (좋았어!) 자 블라블라~ 재밌는 이야기 한편을 들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 30분을 들었을까? 그들이 슬슬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근처에 자기들 교회가 있는데 한번 가보지 않겠냐고 내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재밌었지만 난 딱히 종교라는 것 자체에는 믿음이 생기질 않아서 그만 빠이빠이.. 2020. 2. 13.
하루에 만원만 쓰기 도전! 요즘 쓸떼없는 곳에 돈을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하루에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돈과 잠깐의 여유를 위해 지출되는 돈 때문에 '하루에 만원 지출!' 이라는 습관을 만들기가 참 어렵다. 점심만 사먹어도 하루 7, 8천원의 지출은 우스워진다. 남은 돈은 2, 3천원인데 이마져도 혼자만의 압박에 의해서 쓰지 못할때에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돈을 모은다는 것은 좋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것도 좋지만 그 적은 돈에 얽매여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는게 내 인생이 돈을 모시고 사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것 같아 우울해졌다. 좋아하는 코인 노래방에가서 천원을 넣고 노래를 하면 잠깐 기분이 좋다가도, "아.. 오늘도 쓸떼없이 천원을 날렸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 2020. 2. 13.
또 다시 단발로 한번쯤 긴머리를 해보고 싶어 1년을 길렀는데 역시나 긴머리는 관리가 너무나 어렵다. 머리 감을 때 짧은 머리보다 감는게 힘들고, 자주 엉키며 머리 빠지는건 왜이리 심한건지. 결국 긴머리 유지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또 다시 짧은 머리를 하기 위해 미용실로에 찾아 갔다. 꾸미는게 어려운 나에게는 숏컷이 제일 편했지만, 그래도 멋이라는 걸 내보기 위해 유행하는 똑단발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동네 미용실이어서 그랬을까?ㅠㅠ 내가 예상한 예쁜 단발머리가 아닌, 그냥 가위로 숭덩 잘라버린 뭔가 어색한 단발 머리였다. 그러나 소심人인 나는 "괜찮으세요?"라는 미용사 언니의 말에 "네넵..."이라고 대답하고 빨리 나와버렸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봉순이 언니가 아닌가ㅠㅠ 그래서 집에가자마자 숫가위를 찾아냈고.. 2020. 2. 5.
병이 하나 더 늘었다. 학생때부터 만성 비염과 축농증에 시달리다가 2016년에 건강검진 결과 폐쇄성 폐질환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때는 다른 증상은 없었고 비염 때문에 숨을 잘 쉬지 못하니깐 폐기능이 떨어지는구나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그 이후 언젠가부터인가 몇초만 뛰어도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비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출근할마다 목격하는 길거리의 토사물 때문인가? 아니면 콧물이 나도모르게 삼켜지는게 문제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인을 모르니 당시 회사 근처인 강남대로의 모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목에 뭐가 있다는거요?" 라는 퉁명스러운 진찰과 함께 하얀고 길다란 비염약 딱 한알을 7일치만 처방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의사는 똥멍청이었다. 증상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지 환자인 나.. 2020. 2. 4.
영화관람권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헌혈을 하고 상품으로 영화 관람권을 선택했는데 딱히 보고싶은 영화가 나오지 않아 두달 동안 가지고만 있었다. 그런데 사용기한이 딱 2월까지라 2월에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했다. 메르스는 종식될 때까지 8~9개월은 걸렸다고 하던데 이번 우한 폐렴은 얼마나 오래 갈지 걱정이다. 도서관도, 극장도 카페도 사람 많은 곳은 무서워서 못가겠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동생 친구 중에는 보건소에서 진단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인 아이도 있다고 한다. 곧 졸업식 시즌인데 졸업식은 어찌될지 큰일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다들 아프지 말기를. 당분간 사람 많은 곳엔 가지 않아야 겠다. 2020. 2. 1.
흰머리가 없으면 때론 억울하기도 하다. 최근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만든다는 기사를 봤다. 그런 기사때문인지 몰라도 새치하나 없는 나에게 스트레스를 안받아서 좋겠다고 한다. 우리 외가와 친가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검은머리셨다. 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 받았는지 내머리카락에는 흰머리 하나 생기지 않는다. 스트레스성 탈모는 생길지언정 새치하나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내가 스트레스를 안받고 사는줄 안다. "저도 스트레스 받거든요?!"라고 말하면 "우리보다 스트레스 받지 않아서 그래~ 일편하게 해서 그런거야~" 이런소리로 돌아온다. 흰머리만 스트레스랑 관련있는 줄 아나?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이 잘 움직이지 않아 배가 차가워지고 위경련, 배탈, 설사, 장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표출된다. 차라리 새치가 낫지 겉은 멀쩡한데.. 2020. 1. 28.
성격은 달라져도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 취향은 언제나 물냉면이었다. 매운 것 보다는 언제나 순한맛을 원했다. 그런데 20대 후반부터 매콤한 비빔냉면을 찾게 되더니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사람의 취향은 이렇게 바뀌나보다. 성격도 살아온 환경에 따라 취향처럼 바뀌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본성에 대한 학설은 세가지였다. 성선설, 선악설, 성무선악설. 그러다보니 나는 그동안 사람은 성무선악적인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었다. 태어나면 하얀 도화지와 같은 아이들. 선하고 악한건 후천적인 경험에 의해서 생겨나며 성격도 삶의 모습도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믿었다. 그런데 최근 나를 통해 깨달은게 있다. 성유선악설. 사람의 본성은 각기 정해져 있는 것이고 후천적.. 2020. 1. 2.
유토피아란 무엇일까? 2020년 1월 1일 휴일. 심심하니 오랜만에 올레티비 이곳저곳을 뒤져봤다. 그 중 해외 드라마쪽에 영드 유토피아 시즌1, 시즌2가 무료이길래 재밌어보이기도 했고, 시즌 당 6편으로 짧은게 마음에 들어서 점심 즈음 감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제가 음모론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영상의 색감이 마치 셜록과 비슷해서 끌렸다. 쨍한 비비드 컬러와 영국 드라마 특유의 우울한 색감의 조화! 미리보기만 봐도 영상미가 기대가 됐다.) 영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의 실험'이라는 오컬트 그래픽 노블에 관심을 가진 주인공들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2부의 원고를 보기 위해 모이게 된 것을 시작으로 이 원고를 차지하려는 자들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도대체 이 원고가 뭐길래? 이 원고를 노리는 자.. 2020.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