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

2019년 열번째 책리뷰 :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by 박또니 2019. 10. 31.
반응형

 

자기계발서 추천!

 

# 작가 : 윤태진

# 분야 : 자기계발서

# 출간 : 다연 / 2019년

# 평점 : 9.1점(교보문고)

 

 

책 제목만 봐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오롯이 느껴진다. 작가는 풍족하지 못한 시골에서 태어나 의과 대학교수가 된 소위 개천에서 용 난 스타일이다. 한국에서는 정신없을 정도로 바쁘게 부교수로 생활하던 중 가족들과 함께 해외연수를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삶을 반추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아들의 한마디로 이 책의 내용들을 조금씩 편지로 남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빠, 나랑 놀자. 한국 돌아가면 못 놀잖아, 그러니깐 지금 나랑 놀자."

 

 

 

프롤로그를 통해 작가의 아들이 상당히 어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인생의 갈림길에 설 아들에게, 성인이 될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로 꾸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뿐만 아니라 현재 학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제 막 성인이 되어 혼란을 겪고 있는 어른 아이에게, 성인이 되어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어른들에게도 인생에 조언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목차를 보면 마치 게시판에 올려진 FAQ(자주 묻는 질문들)처럼 인생을 살면서 구하고 싶은 조언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나열되어 있는 소제목들을 보면 책을 펴기가 무서울 정도로 내용이 너무 거창하거나 길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말이 길다고 해서 좋은 말은 아니듯, 한 주제에 대해서는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 분량으로 적어놓아 말의 요지를 이해하기 쉽고 읽는 이로 하여금 이것이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구성해 놓았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내용이 이어지는 구성은 아니다. 그러나 한 번은 전체를 완독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책을 가지고 있다가 이별의 상처로 힘이 들거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황 하게 되거나,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고 생각할 때 예전에 봤던 내용을 목차에서 찾아내어 읽어보면서 다시 한번 처음과는 달라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권유한다.

 

 

 

자신을 비난하지 마라

사람들은 말하지. 너 자신을 알라고. 너 자신의 허물을 보라고. 그런데 아들아, 너는 너 자신을 비난하지 말거라. 너 자신의 허물을 욕하지 말거라. 다시 말하지만 인정받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아주 강렬한 욕구란다. 남들이 너를 인정해준다면 더할 수 없이 좋을 거야. 게다가 너조차 너 자신의 모습이 뿌듯하고 만족스럽다면 아주 좋겠지. 이런 만족감이 너에게는 새로운 일을 하는 모티브가 될 거야. 하지만 세상일이란 뜻대로만 되지 않는 법. 남들이 너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그리고 너 또한 네 모습에 만족하지 못할 때 네가 느끼는 자존심의 상처와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야. 그렇다고 너 자신을 비난하면서 스스로 가슴에 상처를 내진 말거라. 남에게 비난을 퍼부으면 그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듯, 너 자신을 비난한다면 이 또한 너에게 상처가 될 거야. 이런 상처는 평소 수면 아래에 있다가 힘들고 지친 상황이 되면 격렬히 요동치지, 너는 그 상처를 바라보며 더 큰 상처를 네 가슴에 만들게 되고. 명심하거라. 너를 가장 사랑해줘야 할 존재는 바로 너 자신이야. 세상 그 누구도 너만큼 너 자신을 사랑해줄 수 없단다. "너 자신보다도 내가 너를 더 사랑해" 하는 말은 사실 구애 차원에서 하는 사탕발림일 뿐이야. 사람은 거의 변하지 않아. 쓴소리 한다고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 너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단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네 모습을 한번 바라보면, 어렸을 적 너와 나이 먹은 후의 너 사이에 변한 게 거의 없을 거야. 그러니 자신을 비난하는 괜한 짓거리를 하지 말거라. 

 

-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글을 읽어라 中에서 - 

 

 

 

 

 

사실 나는 어릴 적에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상담을 하더라도 한두번에서 끝나게 되었고, 약값이 계속 지출되는게 곤란해 약을 먹다 안 먹다를 반복하게 되다 보니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 중 이 책은 한 발을 내딛기 어려운 내 삶에 처음으로 스승다운 스승을 만난 것처럼 미성숙한 내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아들이 눈물 날 정도로 부러워졌다. 나는 어려서부터 방목되어 자랐는데 그러다 보니 부모에게 조언을 받은 적도, 인생에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함께 대화를 나눠본 적도, 칭찬을 받은 적도 없었다. 무언가를 스스로 도전해 보려 할 때면 부모는 항상 "네가 그걸 한다고? 너 못하잖아?"라고 항상 사기를 떨어뜨렸고, 시험 기간에도 여전히 부부싸움을 하는 부모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기라도 하면 "지금 공부한다고 유세 떠는 거야?"라는 둥 그들은 내 자존감을 깎아내리기에 바빴고,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뭔가를 부탁했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큰 한숨뿐이었다. 그 한숨에는 항상 내 걱정보다 돈 생각이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나는 그때부터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눈치 보게 되었고 이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모든 걸 커가면서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했다. 학창 시절, 나는 겉으로는 밝고 씩씩한 아이처럼 학교 안 이곳저곳을 뛰어다녔기에 모두가 나를 개구쟁이로 알고 있었지만, 어느 날 진심으로 친해진 친구 한명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었다. "너는 말이야, 네 진짜 속마음을 얘기한 적이 없다 보니 뭔가 우리 사이에 벽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야." 나 조차도 그땐 나 스스로가 긍정적이며 활발한 아이라고 속여왔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마음의 문을 닫은 우울한 아이였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틀린 길을 가게 되어도 아무도 그 속에서 나를 빼주는 사람은 없었다. 어린 시절 도움을 거절당했던 상처는 쉽게 아물어지지 않았다. 그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나 조언을 구하는 방법도 모르는 채 나이만 먹어버린 미성숙한 어른으로 자라게 만들었다.

 

그 결과 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보다는 혼자인 것이 편했고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도움을 받는 것도 원하지 않는 개인주의자가 되었다. 부모는 어렸을적 그들의 감정 쓰레기통이었던 나를 향해 여전히 이런 말을 내뱉는다. "언제 적 이야기를 하고 있어! 성인이 되어서도 이러는 건 네가 문제인 거지, 왜 내 탓을 하니?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여전히 내 자존감을 짓밟으며 내 존재를 존중해줘야 하는 '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감은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와 선생에게 달려있는데 나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서 내 자존감을 말해줄 올바른 어른을 만나지 못했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만일 작가처럼 자신의 아이를 존중해주는 부모 아래서 컸다면, 나에게 진정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을 만났었다면 현재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혹자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너무 세속적이며 냉철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이에 작가는 처음에는 아들에게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으나 사실은 세상이 그렇지만은 않지 않느냐고. 동화에만 나오는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을 살아갈 텐데 불편해도 세상살이에 도움이 되는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진짜 세상 이야기. 살면서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나에게는 절대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게 이 세상인 줄 알았다. 그러나 착하게 살면 '호구'라는 먹잇감이 되기 쉬운 것이 진짜 이 세상이다. 이 책에 적혀 있는 것이 진리도 아니고, 작가의 모든 조언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나처럼 어느 누구에게도 조언받을 사람이 없는 미성숙한 어른과 학생들에게는 좋은 인생의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당신에게 아이가 있다면 잔소리처럼 들리는 말보다는 이 책을 건네주기를,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건네기 전 이 책을 한번 읽어본 뒤 대화를 나눠보기를 강력히 추천해본다.

 

 

* 이 책은 직접 구매하여 읽은 책임을 알려드립니다.

* 블로그 내용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하트를 꾸욱! 눌러주세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