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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상식

짧은상식 : 대한민국의 국화로 알고있는 '무궁화'에 대한 사실

by 박또니 2019.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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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국화로 여기고 있는 무궁화는 사실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공식화 된 국화는 아니다. 무궁화에 대한 옛 기록을 보면 우리 민족은 고조선 이전부터 무궁화를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고, 신라는 스스로를 '근화향'(무궁화 나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우리나라를 오래전부터 '무궁화가 피고 지는 군자의 나라'라고 칭송했다고 하는데 새로운 나라인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이 '오얏꽃'(자두꽃)을 왕실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사용하면서 무궁화에 대한 상징성이 잠시 낮아졌다가 조선말 개화기를 거치면서 다시 무궁화가 사랑받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처럼 무궁화는 오래전부터 관습적으로 대한민국의 국화(國花)로 인식 되었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한국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품종은 단심계의 무궁화이다.

 

 

이(李)씨를 상징하는 오얏꽃(자두꽃)과 덕수궁 석조전에 조각된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

 

이미지 출처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그렇다면 무궁화는 어떤 꽃일까? 무궁화는 높이 1, 2m의 아욱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한자어로는 목근화(木槿花)라고 하며, 학명은 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로 '이집트의 히비스 여신을 닮은 아름다운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영문명인 로즈 오브 샤론(rose of Sharon)에는 '축복을 받은 땅에서 장미꽃처럼 아름답게 핀 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궁화(無窮花)에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무궁화는 꽃 하나로 따지면 하루살이에 불과해 단명하지만, 다음날 또 다른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일제의 침략과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태어나는 우리 민족과 닮았다고 해서 이러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궁화를 관습적으로 국가의 상징으로 여기다 보니 한편에서는 무궁화가 국화로써 적합한지에 대한 논쟁도 생겨났다. '무궁화 국화 부적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궁화는 원산지가 인도인 외래식물이며, 진딧물이 많고 청결하지 못해 단명한다는 것을 부적격의 이유로 들었다. 또한, 모든 꽃이 자라는 봄에 피지 않고 가을꽃 중에서도 제일 먼저 시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궁화의 대체 꽃으로 진달래를 제시했다. 진달래는 품격이 담담하고 봄이 되면 다른 식물들이 잠자는 사이에 선구자처럼 제일 먼저 찬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부지런함이 우리 민족의 삶과 더불어 역사적 애환을 함께 한 꽃이라는 상징성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무궁화가 피는 시기는 7월부터 9월까지인데 예로부터 아침에 펴서 저녁에 지는 꽃(조개모락화)으로 여겨 단명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또한, 분포지는 동북아시아 지역인 한국, 중국 중부, 인도 북부, 일본이며 우리나라는 원산과 평양을 잇는 북위 40° 이남 지역의 해발 500m 이하 지역에서 자라는 꽃이다.)

 

반대로 '무궁화 국화 적격론'을 주장하는 자들은 기록상으로도 무궁화는 1,000년 이전에 이미 한반도에 자생하고 있음이 드러나 한반도에 토착화된 식물인데 굳이 원산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며, 진딧물도 초봄에 살충제만 한 두 차례 뿌려 방제해주면 흠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100일 동안 한 나무에서 수천 송이가 피고 지는 생명력으로 민족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꽃인데 역사성이 있는 것을 굳이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들 때문일까? 옛 대한민국 정부의 문장으로 쓰였고, 현재는 법원 마크, 국회의원들의 배지, 대통령의 휘장 등 여러 방면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양으로 쓰이고 있는 무궁화는 상징성은 더욱더 커졌지만, 2019년 현재까지도 법적 국화에는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 제정과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기관 단체에서 '무궁화 국화 지정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고 16대 국회(2000년)에서부터 현재 20대 국회까지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무궁화를 공식 국화(國花)로 지정하자는 법률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지만, 번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 일어나고 있고 그에 따른 대책으로 국산품을 애용하자며 무궁화를 이용해 국산품을 표시하는 지금처럼 무궁화는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상징물이 될 것인데 그에 반해 무궁화의 상징성에 대한 법적 근거나, 무궁화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있어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에는 무궁화가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 대한민국의 공식 국화로 지정되어 무궁화에 대한 상징성이 높아질 수 있기를 바란다.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는 매년 광복절과 3.1절을 기념해 무궁화를 사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스타벅스 코리아

 

※ 참고 자료 :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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