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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2019년 세번째 책리뷰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by 박또니 201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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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정문정

# 분류 : 에세이

# 출간 : 가나출판사 / 2018년

# 평점 : 8.8점(교보문고)

 

 

무례한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책 제목에서부터 당신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은 언뜻 보면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경험한 삶을 페이지 하나하나에 녹여내어 무례함을 경험해본 사람들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위로하는 동시에, 공감 섞인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조언을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모든 사람이 내게 친절한 것은 아니다. 그중에는 내게 친절해야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도 있고, 나보다 자신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해서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나를 함부로 대한 사람은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데 왜 당한 나는 그 기억을 붙잡고 날마다 자존감을 깎아내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작가도 나와 별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에서 작가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우아하게 경고할 방법을 여러 가지 시도해 봤고 자신에게 맞는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처럼 상대방의 말 하나하나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감정의 동요 없이 무례한 사람들에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쓸모없으면 어때? 쓸모 없는데 살아있는 게 더 대단하지 않은가?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해왔다. 나는 왜 살아가는 걸까? 내가 잘하는 게 있기는 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라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도움되는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었다. 연예인들은 CF만 잘 찍어도 일반 회사원은 평생 벌어보지 못하는 돈을 손에 쥐며 사회에 기부도 하고 부모님께 차와 집을 사며 효도를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 걸까? 나도 부모님께 집도 사드리고 차도 사드리는 좀 더 쓸모 있는 사림이 되고 싶다고...

 

책을 보고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의 무례함에 고통받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남과 나를 비교한다고 내가 그 사람이 되는게 아닌데 그동안 나는 나의 쓸모없음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처럼 부정적인 것에 온 힘을 쏟으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러니 내 무의식은 "나는 쓸모없어.. 그러니 사람들이 나를 하찮게 여기는 거야... 내가 멍청해서 대처를 못했어... 내가 신경이 예민해서 그런 거야." 와 같은 생각들로 내 소중한 시간들을 소비하기에도 바빴던 것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무례함에는 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상처 받은 사람들은 자신을 탓하며 매일 그 기억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스로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걸 왜 증명해야 할까? 그냥 태어나서 살아가는 거라고 인정하자. 내 인생, 내 삶에는 거창한 이유가 필요 없다. 쓸모라는 것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쓸모라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내 존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보지도 못하는데. 무례함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그들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보다 나를 더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니가 나를 무시한다고? 그러든지 말든지 말하는 네가 기분이 나쁘지, 내 기분이 나쁘겠니?" 이렇게 말이다.

 

 

 

길을 가는데 나에게 쓰레기를 주고 갔어요. 그러면 어떻게 하겠어요?

나쁜 말은 말의 쓰레기입니다.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고, 그중에 쓰레기가 있다는 거예요.

쓰레기인 걸 깨달았을 때 그 자리에서 쓰레기통에 탁 던져버리면 됩니다.

그런데 보통은 "네가 어떻게 나한테 쓰레기를 줄 수 있어!" 하면서 그걸 움켜쥐고 있는 거죠.

그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고 이미 가버렸잖아요. 이제는 그냥 버리세요.

 

- 법률스님의 강연 中에서 -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내 마음이 단단하다고, 상처를 덜 받는다고 해도 무례한 사람들의 행동은 정말 꼴 보기가 싫은 게 당연한 것이다. 더욱이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본인 스스로도 무례함을 지속적으로 복습하다보니 불쾌함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오히려 '예민한 사람', '프로 불편러'로 취급해 버리고 만다.

 

나의 경우에는 첫 회사에서 아주 무례한 사람을 마주했었다. 당시 나는 20대 초중반의 나이였는데, 회사가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라 서로가 격없이 지내다보니 회사 채팅방에서는 본인이 선을 넘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존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들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싫은 소리하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나 또한 평소에 문제가 있어도 항상 웃으며 좋게 좋게 넘어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같은 팀 여자 동료가 나에게 한마디의 말도 없이 이상하게 나온 내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이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함께 어울린 사람들 모두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편집해서 올려놨는데 나는 당시 교정을 하고 있어서 내 모습에 상당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허락도 없이 함부로 사진을 올린 그 동료에게 처음에는 최대한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웃으며 사진을 내려달라 요청했지만, 무례함을 지속적으로 복습한 사람에게 내 존재는 '무례한 상황도 별말 없이 넘어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당시 동료 네 명이 함께했던 단톡방이다. 아무도 이 문제가 잘못된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 표현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이 채팅방에 있는 사람들은 평소에 화나는 일에도 웃어버리는 나를 답답해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평소 나에게 화가 나면 웃지 말고 정색을 해야 상대방이 내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나를 가르친 사람들이었다. 참다 못한 나는 그들이 직접 알려준 대로 강하게 불쾌함을 표현하자 오히려 나를 '자신의 기분을 잡치는 사람'이라며 치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대화 속에선 잘못하고 상처 준 사람은 사라지고 예민한 나만 그 자리에 부각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건 초상권침 해가 되는 범죄가 아닌가?

 

결국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 사람과의 인연을 아예 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슴 속에 상처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보니 그녀와 연결된 모든 감정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최근에서야 사이버 경찰청에 명예훼손으로 신고를 하게 되었다. 초상권 침해가 된 게시물이 5년이 지나고나서야 신고로 삭제가 된 것이다. 나는 아직도 의문이 든다. 과연 본인 스스로가 잘못을 인지하고 게시물을 삭제했을지. 추측컨데 여전히 본인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그저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코미디언 김숙의 화법을 예로 들며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단호하면서도 센스 있는 매력적인 화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예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남자 연예인이 김숙에게 "얼굴이 남자 같이 생겼어."라며 무례한 말을 던졌을 때 김숙은 건조한 어투로 "어? 상처 주네?"라고 짧게 한마디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상대방은 무안함에 사과를 했고 김숙은 괜찮다며 사과를 받아들이자 자연스럽게 화제가 전환되었다.

 

우리는 대부분 상대방의 농담에 기분 나쁜 티를 내면 "농담일 뿐인데 왜 이렇게 예민하냐?"며 프로 불편러 취급을 받기 십상이라 대부분 참는 쪽을 선택한다. 그러한 면에서 김숙의 화법은 간결하면서도 단호하게 사실 그 자체를 말함으로써 상대를 구석으로 몰지 않아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력적인 화법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내가 첫 직장에서 무례한 경험을 당했을 때 김숙처럼 좀 더 노련하고 센스 있는 화법을 구사했다면 그 자리에서 사과를 받고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해봤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시소와 같아서 동등한 상태가 아닌 관계에서는 정상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싫은 건 싫다고 하지 못하는 사람은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으니 불안하기만 한데 상대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크고 무거운 사람은 처음부터 땅에 발을 대고 있으니 이 관계의 주도권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안하무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서는 건강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없다. 그러면 안된다고 알려줘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소중한 나를 위해서라도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나의 감정을 틀어쥐게 하지 말고 관계를 끊고 그와 관련된 어떠한 감정도 남기지 않고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강의 처음이야...! (feat.미녀개그우먼)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 | 이런 강의 처음이야...! (feat.미녀개그우먼)

tv.naver.com

출처 :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방법

 

선을 자꾸 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에게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개인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말하는데 이 영역은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마음의 거리를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날씨 정도를 얘기할 뿐이지만, 친분이 있는 사람과는 가까이 앉아서 깊이 있는 주제까지도 이야기할 수가 있다. 이 영역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대할 때 관계의 친밀도에 따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여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이 공간을 무시하고 자꾸만 선을 넘는 발언을 하거나 친밀도에 맞지 않는 질문을 던져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책에서는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지키며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대화를 종료하는 방법을 몇 가지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졌을 때는 섣불리 대답하지 않은 게 좋다고 한다. 친하지 않은 상사에게 갑자기 "요즘 바빠?"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아, 과장님이 더 바쁘실 것 같은데요. 요즘 어떠세요?"하고 대답하면 보통 상대방은 여기에 답하면서 자신이 질문한 의도를 함께 말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 질문이 단순히 안부를 묻는 것인지,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 하는 질문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때 대답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연락 온 경우 대게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서 연락하는 일을 예상할 수 있는데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 하고 되물어 질문의 의중을 파악한 후에 "축하해. 그런데 내가 요즘 좀 바빠서 결혼식에는 못 갈 것 같아."정도로 대답하는 게 내 의사를 전달하며 상대방에게는 축하를 해줄 수 있는 대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대답하기 불쾌한 질문을 받았을 경우에는 "네, 아니오" 같은 대답보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되묻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쾌한 티를 내지 않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또한 이런 식으로 대답하기 꺼려지는 질문이나 논쟁이 예상되는 질문에는 그저 들어주기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어차피 모든 사람과 토론을 할 수는 없으니...

 

 

 

모두에게 착할 필요는 없다. 나의 공간을 문득문득 침범하는 사람들은 대게 나를 잘 모르고 스쳐 지나가는 이들이다. 어쩔 수 없이 한 공간에서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나의 깊은 감정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으니 이들에게 나의 공간을 열어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회사 동료는 동료일 뿐 드라마에서 나오는 멘토도 없고 가족도 아니다. 그러니 회사에 대해서는 약간 체념한 채로 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친한 사람들에게서 얻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은데,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자꾸 참으면 내가 무기력하게 된다고 한다.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면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문제가 되는 발언을 최대한 건조하게 상기시켜주고, 되물어 상황을 객관화시킨 후 상대방이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했을 경우 천진난만하고 유머러스하게 응수해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가슴이 작은데 왜 브래지어를 해?"라고 이상한 논리로 묻는다면 "그럼 넌 팬티는 왜 입어?"라고 웃으며 응수해주자! 하지만 이것도 통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무성의하게 반응해주면 제풀에 지쳐 그만둘 수 있다고 한다. 대꾸할 가치가 없을 때는 그냥 웃자.

 

이처럼 작가는 자신만의 대처법을 찾기 위해서 많은 상처를 받고 실패를 겪으며 성장했다고 한다. 이런 대처법들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애정 없는 비판에 일일이 상처 받지 말고 상대의 행동을 넘겨짚고 의도를 곱씹는 것보다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강경화 장관님이 인터뷰 중 하신 말씀 하나가 떠오른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너무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구요. 상대의 말을 두, 세 번 곱씹으면서 괜히 넘겨짚지 마세요. 그건 정말 건강하지 않은 업무 습관인데 그 생각에 빠지는 게 너무 쉽습니다."

 

나는 이제 무례한 사람들을 곱씹어 보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정작 나를 괴롭히는 건 무례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 스스로 괴롭히는 생각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나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자신감 있게 "선 넘으셨어요."라고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과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방법의 데이터를 쌓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처를 많이 받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그 날카로운 말들을 받아낼 만큼 상처에 무뎌진 심장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는 것. 나 스스로를 신뢰하고 상처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작가가 여자인 만큼 여성의 관점에서 쓴 내용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그리고 여성 중에서는 사회 초년생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은 책이니 이점 참고하여 책을 구매하기를 바란다.

 

 

* 이 책은 직접 구매하여 읽은 책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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