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고이케 히로시
# 분류 : 자기계발서
# 출간 : 나무생각 / 2018년
# 평점 : 9.1점
내가 학생이었을 때 《더 시크릿》이란 책이 엄청나게 유행했을 때가 있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해서 내 삶 속의 모든 것들은 내가 생각함으로써 끌어당겼기 때문에 현실에 반영된다는 것이 《더 시크릿》이라는 책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 법칙은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 생각을 따지지 않고 한 가지 생각을 반복하게 되면 우주에서 그 생각을 주파수로 변경하여 '나'라는 송전탑을 통해 주변에 방사하는 것을 통해 내 생각을 실제의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인은 모르는 상위 1% 부자들만의 비밀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광고하며 전 세계 약 40개의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장기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책이었다.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 만화편》 이하 '말버릇'이라는 책을 봤을 때 《더 시크릿》이 라는 책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말버릇'은 길고 지루한 설명 대신 아기자히한 만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있고, 잠재의식을 '우주님'이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내어 작가의 의도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더 시크릿》과는 큰 차별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체적으로 만화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으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짧게 글로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글의 형식에 따라 만화편과 일반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구매한 만화편은 38살의 불행한 싱글녀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주인공에게 잠재의식(우주님)의 존재를 일깨워주고 스스로 자신만의 우주님을 성장시킨 결과, 아름답게 변화된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꽤나 흥미진진한 내용에 줄을 쳐가며 읽어내려 갔으나, 뒤로 갈수록 허무맹랑해지는 내용으로 인해 점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겠으나, 만화라는 설정 때문인지 몇몇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을 할 수도 없었고 더 나아가 이런 생각은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들이 발견되어 책을 처음 폈을 때와는 다르게 뒤로 갈수록 책을 읽는 내내 의문과 의심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현실을 만든다.
책은 제일 먼저 말버릇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무의식적인 말버릇은 그 사람의 인생을 지배해 말이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 "나는 안 돼!"라는 말버릇이 있는 사람에게는 우주가 "나는 안 돼!"를 증명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 그 말을 현실화하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즉, 부정적인 말과 생각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세뇌되기 때문에 평소 자신감 결여와 같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여된 자신감은 본인의 능력을 100% 발휘하는 데 방해를 주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실패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말보다는 "나는 할 수 있어!"라는 긍정적인 말을 통해 평소 자신감을 상승시킨다면 실패를 맛보더라도 지속해서 도전하게 되므로 성공 확률이 높아질 수 있으니 부정적인 말버릇을 긍정적으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세가지 규칙. 시도를 해도, 안 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면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상상만 할 수 있다면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말버릇이 잠재의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불행한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는 평소에 하는 말투와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는 작가의 주장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이 이후 시작되는 작가의 주장에 점점 의심을 품게 되었다.
앞서 작가는 말버릇이 곧 인생의 전제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불행한 내 인생은 모두 내가 원한 결과물인가? 라는 이 질문에 작가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의 말대로라면 돈이 없어 생리대 대신 깔창을 껴야만 하는 현실도, 3중 추돌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도,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항상 통장에는 1억 이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다 본인이 원하고 상상했기 때문에 이런 현실을 만들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이 부정적인 생각이든 긍정적인 생각이든 상관이 없다고 말했으니.
작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단 행동을 하게 되면 무엇이든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은 실현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웃긴 것은 만약 내가 그린 상상들이 실현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소원에 대한 간절함과 믿음이 부족했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했거나, 아직 때가 아니라서거나, 노력을 안했기 때문이라서라거나,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가슴이 설레서 하는 노력이 아니라 자학적인 노력이었기 때문이라는 등 상상이 실현 되면 믿음이 충족한 것이고, 실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믿음이 부족해서라는 식의 비논리적인 발언들을 하고 있다.
만약 눈앞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의 행동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우주로 소원을 보낸 뒤 그 사람의 행동이 멈췄다면 그건 내가 소원을 빌어서 또는 그 사람의 행동이 멈추는 상상을 했기 때문에 멈춘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가? 어떤 것이든 행동이 시작되면 결과가 나오는게 당연한 것이다. 그 사람의 행동이 멈춘 것은 내가 멈추라고 소원을 빌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행동이 시작되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반드시 끝나는 행동이 존재하기 때문에 멈춘 것이다. 작가는 상상이 실현되지 않고 실패되는 부분에 대해서 거창한 핑계를 대며 둘러대고 있으나, 시작의 끝에는 성공과 실패 두가지의 결과 값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성공한 것은 자신이 말한 방법을 실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실패한 것은 자신(작가)의 말을 진심으로 믿지 않고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실패한 결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본인(독자)의 책임을 말하고 있다.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한말 물러나 개인의 책임론을 따지고 있는 모습이다.
흡사 나는 이것이 사이비 종교의 "믿습니까?! 여러분 믿으셔야 합니다!! 믿어야만 영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라는 믿음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는 선동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플라시보와 같은 믿음의 효과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 그러면 우주님께서 이루어주리라!"라고 말하는 부분은 마치 종교를 빙자한 사이비 교주의 허황된 교리를 전파하는 것 같이 느껴져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이 책에는 '선불의 법칙'이라는 내용이 있다. 지금 당장 형편에 맞지 않아도 200만원짜리 시계가 갖고 싶으면 구매하라는 것이다. 구매 후 충분히 돈이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 우주가 "아 네가 돈을 원하는구나!"라며 내가 원하는 돈의 에너지를 증폭해준다고 말하고 있는데 나는 이게 참 위험한 발언이 아닐까 생각된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과 근거 없는 믿음의 차이는 무엇일까?) 게다가 선불을 지불하지 않는 한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생활은 할 수도 없으며, 돈을 쓰기 아까워한다면 돈이 나에게서 도망간다는 말까지 전하고 있다.
그럼, "나는 돈이 많아! 돈은 나에게 올꺼야! 나는 방안을 꽉 채울 만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나를 믿으니깐 대출을 해서라도 갖고 싶은 명품백이랑 시계 반지들을 모두 사고 말겠어! 우주님이 다 나에게 갚을 수 있는 돈을 내려줄 거야!"라고 우주에 주문을 보낸 뒤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는 인생을 살게되면 작가는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 말을 의심하고 있잖아? 그러니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거야."라며 오히려 독자 탓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책에는 성공할 확률이 희박하거나 통계 되지 않은 자료, 입증할 수 없는 내용이 다수 발견 되는 문제가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플라시보 효과. 나는 이 작가가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이 어쩌면 플라시보 효과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타민 약을 '용기를 주는 약'이라고 말하면 없던 용기도 솟아날 수 있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살고 좋은 미래만을 꿈꾸며 열심히 살다 보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플라시보 효과.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그 옛날 원효대사께선 해골물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셨다. 작가의 의도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긍정이라는 믿음의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의 내용대로 삶을 살아가기에는 나의 상황 이외의 변수들이 너무나도 많다. 긍정의 동기부여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책을 써내려간 작가의 의도는 알겠으나,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만화적인 감성인건지 몰라도 오히려 도가 지나쳐버린 느낌이 들어서 누구에게도 책을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모든 것이 단점만 있는게 아니듯, 이 책에서 좋았던 구절과 호오포노포노라고 하는 마음 정화법은 잊지 않고 기억해두려고 한다.
※ 호오포노포노(ho-o-pono-pono)라고 하여 하와이에서 탄생한 마음 정화법 중 하나로 "고마워, 미안해, 나를 용서해줘, 사랑해" 라는 네 가지 말을 계속 중얼거리면 잠재의식이 정화된다고 한다.
" 스스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소중한 대우를 받는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해도 당신은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당신의 우주에선 당신의 행복이 제일 우선이다. 그것이 우주의 진실이다. "
-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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